종단개혁 이후 처음으로 연임한 제34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8일 조계사에서 열린 취임법회에서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국불교와 조계종단의 새 역사를 써나가겠고 천명했다.

 

취임사에서 총무원장 스님은 자성과 쇄신결사, 교구중심제 등 새로운 종단운영 시스템 도입, 조게사 성역화 불사와 한국불교의 대승적 가치 구현을 통해 불교의 새로운 역사와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자성 쇄신 결사에 “지난 시기 불교를 유지 존립시키는 것만으로 힘겨웠기에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우리의 이웃, 중생의 삶, 사회 현실을 바로 보고 함께 보듬을 수 있는 한국불교를 이루고자 하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출가 수행자와 불자들은 대승의 가치를 실제 구현해야 한다”며 “34대 총무원 집행부는 이런 시대적 소명을 앞장서 실행하고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진제 종정예하를 비롯해 스님과 각계 대표, 신도 등 10000 여명이 참석해 34대 총무원장 취임을 축하했다.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성문스님,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장, 박지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과 자비나눔을 통해 인연을 맺은 김득중 쌍용자동차 수석부지부장이 사부대중을 대표해 화환을 전달했다.

 

진제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종단의 화합과 종풍선양을 실천할”것을 당부했다. 종정예하는 “불교는 화합이 근본이니, 행정수반인 자승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이(理)와 사(事)가, 승(僧)과 속(俗)이 원융화합을 이루어 존경받는 한국불교가 되고, 선풍을 크게 드날려 안으로는 남북통일을 이루고 밖으로는 세계평화와 인류의 화목을 성취“하라고 설했다.

 

원로의장 밀운스님은 “승가의 화합과 종단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정진해줄 것”을 기원하며 현실에 맞는 승가청규 제정을 통한 승풍 진작, 투명한 사찰운영을 통한 신뢰 회복, 승가복지를 적극 추진해줄 것을 제안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진룡 문화부장관이 대독한 축하메시지에서 “지난 4년간 자승스님은 원융무애한 지혜로 불교 화합과 우리 사회 통합을 이끌었다”며 “총무원장 스님의 원력이 우리 사회의 신뢰와 화합을 불러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희망의 새 시대를 여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 수석부지부장도 “지나온 투쟁과정에서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여러 스님과 불자들의 관심과 지지가 큰 힘이 됐다”며 “특히 조계종이 지난해 노동위원회를 신설해 노동자의 한 사람으로서 큰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인권이 탄압받고 고통 받는 민중을 위해 함께 마음모아주시고 기도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종회의장 향적스님은 축사에서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과 종단 운영의 혁신 등을 부탁했다.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직은 대한민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자리로 조계종 행정부의 최고 수장이며, 종헌 종법의 최고 수호자로서 개인적인 자유가 없는 막중한 자리이기도 하다”며 “혁신불사에 총무원장 스님이 앞장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종단과 MOU 체결을 통해 견지동 역사문화공원 조성을 함께 해 나갈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해 “우리사회 약자와 서민을 보듬어주고 자비나눔을 실천한 불교계에 경의를 표한다”며 “종교계 헌신적 보살핌은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정신적인 힘이다. 부처님 자비를 고루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은 재가불자들을 대표한 축사에서 “신심과 열정으로 삼보를 외호”하고 “불교의 대사회적 책임과 실천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참석한 대중들은 “우리 종단 구성원 모두가 하나로 화합하여 불교중흥의 기틀을 마련”하고 “사회의 어둡고 불편한 곳에 자리한 중생들에게 불교와 종단이 희망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라고 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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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취임법회는 각계 인사들의 축하 속에서 봉행됐다.

 

  
 

이웃종교를 대표해 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 천도교 박남수 교령, 민족종교 한양원 회장이 참석했다.

 

원장 스님이 지난 임기 때 방문했던 이웃들도 자리를 빛냈다. 지율스님과 승가원 사무국장 동준스님, 쌍용자동차 노동자회, 유금종 대한민국 순국선열유족회장, 이준섭 종로경찰서장, 우병호 종로소방서장과 총무원장 스님이 지난 10월31일 취임 첫날 방문해 자비나눔을 실천했던 개미마을 주민도 함께 했다.

 

이웃종단에서는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가 참석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윤선 여성가족부장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청와대불자회장 유민봉 수석, 모철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변영섭 문화재청장이 참석했으며, 국회정각회장 정갑윤 의원, 김희옥 동국대학교 총장, 불교포럼 대표 김동건 변호사 외에 이희구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장, 이채원 불교방송 사장, 박보환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손충덕 국회직원불자회 회장, 김종학 현대아산 대표이사 등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