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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혜명당 무진장 대종사 대숙야제 봉행…1000여명 운집불교 2013. 9. 21. 15:01
“무진장스님! 무진의 설법 해 주시리라 믿고 어서 옷 갈아입으시고 우리 곁에 다시 오길 바랍니다.”
조계종 원로의원 혜명당 무진장 대종사의 추모의식 ‘대숙야제(大宿夜祭)’가 치러진 12일 서울 조계사엔 소나기가 내렸다. 대숙야제는 다비식 전날 밤 사부대중이 모여 스님의 가르침을 기리는 전통불교의식이다. 오후 7시30분 소식을 듣고 모여든 스님들과 학생, 시민 등 10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숙야제가 봉행됐다. 의식은 명종5타, 거불 창혼, 조계사 주지 도문스님의 대숙야제문 낭독, 금강경 독경, 입정 등 전통의식으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은 무진장 대종사의 법향을 마음으로 새기며 경건하게 의식에 임했다.
이날 전 동국대 교수 법산스님은 여는 말을 통해 “무진장 스님은 한국불교의 부루나 존자다. 우렁찬 목소리와 정연한 논리는 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힘찬 사자후였다”며 “아직도 스님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고 말했다.
법산스님은 “무진장스님은 강인한 인내력과 의지를 갖고 태평양 바다에서 불어오는 만 생명을 깨우칠 수 있는 품성을 갖고 태어나셨다”며 “스님의 무진장한 법문은 천지를 울리고 법계를 감싸는 사자후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법산스님은 “이제 조계사를 떠나지만 스님은 조계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무진장스님과 함께 한 40여년의 인연을 떠올리다 끝내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은 “항상 자신을 바로 알라고 강조하시던 큰스님의 법문을 듣고 불법을 깨우친 불자들은 큰 스승을 잃은 슬픔에 황망할 따름이다. 부처님 가르침 전해 주시던 형형한 눈빛과 사자후를 어디서 들어야 할이지 아쉽다”며 “조계사서 주석하시며 한국불교의 영원한 포교원장으로 조계종의 초석을 놨나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역설했다.
1970년대 초 조계종 상임포교사 선발시험에 함께 합격해 본격적인 포교에 첫 발을 내디뎠던 선진규 봉화산 정토원장도 “무진장스님은 늘 ‘우리불교가 잘 되려면 재가불자운동이 크게 일어나 스님의 활동과 균형을 맞출 때 발전한다’고 강조하셨다”며 “포교는 단순히 교세확장 수단이 아닌 중생을 바른 삶으로 이끌기 위한 종교적 책무라고 강조하시면서 무단한 수행과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신 스님 가르침을 따라 열심히 정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본 유학시절을 함께 한 홍윤식 전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장은 “일본 오사카에서 기숙하던 시절 스님께서 직접 허드렛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하심’하는 법을 깨달았고 이후 하심을 잊지 않고 살아왔다”며 “그 하심의 마음이 오늘의 저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진장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며 조시를 낭독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전 교육원장 청화스님은 ‘무진장을 어디에 두고 -대종사 무진장 큰스님의 영전에’라는 시를 준비해왔다.
“감잎은 가을이 온다고 반짝이는데/ 스님은 닳은 신 벗어 놓고 훌쩍 떠나 셨습니다./ 과원의 풋사과들 다투어 붉어져도/ 스님은 더 익어야 할 과일이 없는 것입니까?/ 비록 그렇다 해도/ 스님이 안 계시는 이 가을은/ 풀벌레 소리 사무치고 사무치는 빈 집만 같습니다./ 일찍이 깨인 스님의 눈/ 장군죽비 높이 뽑아들고/ 세상에 토끼처럼 뛰어야 할 불교가/ 거북이처럼 기는 것을 치고./ 아 치고, 치고/ 주춧돌에 누렇게 끼인 이끼를 치고/ 그리하여 낡은 古家엔 새로운/ 새벽 닭도 크게 울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 포교의 외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래. 스님의 설법을 칭송하는 입들은/ 도처에 산처럼 높았고/ 또한 법에 머물 뿐/ 풀잎절 한 채도 짓지 않으신 스님/ 그 욕심없음을 찬탄하는 말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았습니다./ 앞 뒤를 흝어보면/ 스님이 입으신 흰 옷에는 한점의 때가 없고/ 좌우를 둘러 보아도/ 깨끗해 흉터 하나 없는 스님의 몸/ 이것이 스님의 한 평생입니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다 해도/ 스님의 이름은 무진장/ 이제 이 무진장을 어디에 두고 가신 것입니까?/ 오늘 조계사 대웅전은/ 남쪽을 향해 문이 열렸고/ 한 마리 저녁 새는/ 북쪽의 나무에서 저문 날을 우는데.”
포교원장 지원스님과 부산 문수사 주지 지원스님도 무진장스님의 수행과 삶을 기리는 조시를 읊었다.
마지막으로 무진장스님을 보내드리는 촛불의식이 거행됐다. 무진장스님의 법체는 조계사 안심당에서 대웅전을 지나 일주문 앞 운구차량으로 이동했다. 사부대중은 운구차량 앞에서 발인제를 지내고 대숙야제를 마무리했다.
출처 : 조계사 포교사회글쓴이 : 서림 원글보기메모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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