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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수 돌산 종주(바다를 품고 산을 오르다)일반산행/돌산종주 2014. 2. 21. 11:40
여수 엑스포라는 이름으로 온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다. 그래도 tv채널 속에서 여수의 모습 보면서 그저 아무 감흥도 없었다.
tv속에서 아쿠아룸과 돌산 대교, 오동도, 간장게장이 나름 관심이 있었다.
난 이여행을 하면서 30년 전의 약속을 지킨 샘이다. 그해 여름, 처음으로 휴가를 간다고 설레였고, 우리는 섬여행으로...
거문도 백도를 가기로 하고 기차에 올랐다. 가면서 영동에서 내려 무주로 갔다.
그리고 슬리퍼를 신고 덕유산 향적봉을 오른 대단한 친구가 요물이다. 그때 부터 산을 좋아했나
그렇게 거문도 백도는 꿈속에서만 상상하면서
여수행 밤 기차에 오르면서 여행은 시작 되었다.
컴컴한 엑스포역의 불빛과 돌산대교의 불빛이 낯선곳을 환하게 비추어 나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여수밤바다의 불빛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돌산 종주라는 부담이 되어 가슴 한귀퉁이를 짓누른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버커스버커스의 여수밤바다를 흥얼거리며
오른 이름모른 봉우리에서 밤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동녘의 여명이 밝아오고, 아침해를 맞이하면서, 걷는다
활짝핀 동백꽃, 파아란 춘란, 상록수길...
안굴전마을에서 만난 아저씨...못알아 듣는 인사말 난 한국사람인데...
안굴전마을의 산더미처럼 쌓인 굴겁데기를 뒤로 하고 오른 수미산 등로는 옆에 있는데 청미래 덩굴을 뚫고 가야 하는데 얼굴과 손등을 할키고, 친구이름을 목터져라 부르는 소리는 가까이에 있는데, 보이지 않는 친구 걱정에 이곳을 탈출하고 자 온 힘을 다해서 등로에 모여서 한바탕 난리굿에 말들이 많다.
가야할 대미산을 쳐다보며 내리막 길을 내달린다.
무슬목해안을 따라 해양수산 박물관을 지나 대미산을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길을 따라서 오른 월암산성에서 짐보따리 내팽기치고 눈앞에 펼쳐진 무슬목해안이 아름답다
파아란 하늘과 파아란 바다 작은 섬 잘룩한 무슬목이 그림이다.
배고픔도 잊고 카메라로 찍어 댄다. 배가 고프다 월암산성안에서 오붓한 점심을 먹는다.
월암고개엔 고인돌과 광대나물이 피어있다
한 친구가 너무 힘들어 해서 둔전고개아니 계동고개에서 탈출하고 다시 오른다
난 오르면서 끝도 없이 나뭇잎을 밟으며 풋신한 산길을 간다.
작곡재에 오니 새삼스럽다 난 오기전에 이곳에서 탈출하려고 계획했는데
무사히 이곳까지, 그래도 종주해야겠지
수죽산의 대나무 내 키를 넘어서 다가가 오는데 약간 으시시했으나 대나무 터널은 색다른 경험이라서 좋았다
가야 할 능선이 몇개이지?
해는 기울어 서산에 있는데, 빨리 가야지 어서 빨리,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남은 밥을 먹는다.
갈미봉을 오른다. 발자욱을 띄면서 왜 걸어야 하지 왜 종주를 해야 하지
"결혼은 미친짓이다" 라는 영화처럼 "종주도 미친짓이다" 라고 하면서 오른다
컴컴한 봉황산 정상을 찾아서 이정표에 사진도 찍어 주고,
간간히 바위도 보면서, 여기가 끝인가 하면서 저산을 넘어서, 다시 내려오면 또 오른다
달려서 달려서 온 율림치 휴게소가 텅빈 주차장 한켠에서 서 있는 자판기가 반갑다.
요물이 건낸다 커피를, 흐르룩 마시고 어서 가야지 항일암으로
다시 오르면서 오롯이 우리들 뿐이다.
아직 넘어야 할 산봉우리는 저어기 넘어 저어기란다.
감도 잡히지 않고, 빨리 가고 싶다, 어서 쉬고 싶다.
금오산을 오른다 너덜 길이다. 바위와 돌들이 발에 걸린다.
산을 오르면서 가파른 곳이 있으,면 내려올 때는 완만한 경사로 날 위로했다.
아니 힘들게 오른 만큼 편안하게 보상을 해주었다고 할까
근데 금오산은 오를 때도 힘들고, 내려 갈 때도 힘들다
지금까지 돌산종주를 하면서 그저 육산으로 편안하게 했다면 금오산은 기승전결의 클라이막스다
정점을 찍는다.
컴컴한 밤에 허디디면 큰일이다. 조심스레 가면 친구와 멀어지고 따라가려니 발걸음 폭이 넓게 빠르게 하다보니
허공에 대고 헉 하고, 그래도 안전을 위해서 용을 쓰다보니
발걸음이 느려지고, 힘이 들어,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니다.
항일암 불빛을 보면서
다 왔구나
장하다
난생처음 종주를 했다. 아까한 "종주는 미친짓이다"라는 말은 취소하고 싶다.
종주는 의미 있고 내 인생에 한 횟을 긋었다.
내가 28km를 걸었다.
함께 한 친구들이 잘한다고, 다음에도 할 수 있다고 한 번하는게 힘들지 계속하다 보면 할 수 있다고
그래도 미친짓이다.
출처 : 요물나라글쓴이 : 가진 원글보기메모 :'일반산행 > 돌산종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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