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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12구간 큰재 - 신의터재백두대간(완주) 2022. 12. 11. 17:23
백두대간 12구간 큰재 - 신의터재
백두대간 종주(완주) 산행기
2012-03-14 12:00:03
윗왕실 가기전에
07:40 백학산 가기전 무명봉에서
백학산
05:22 회룡재지나 460m 고도에서
11:49 지기재
13:29 신의터재 내려 가기전 320m 고도에서
신의터재
( 삿갓 한문규님의 산행기 원문에 사진 추가)
- 게으른 자에 대한 대간의 분노 -
산행일자 : 2005. 9. 25.
산행인원 : 방수재. 나 , 그리고 크로바 산악회
산행날씨 : 맑음
산행거리 : 24.47㎞〈셀파산장자료〉, 총진행거리 : 260.58㎞
- 큰재 - 5.65㎞ - 개터재 - 6.87㎞ - 백학산 - 4.70㎞
- 개머리재 - 2.70㎞ - 지기재 - 4.55㎞ - 신의터재
산행고도 및 시간
큰재 (고도 340m) - 3:00
회룡재 (고도 270m) - 4:16
개터재 (고도 290m) - 5:05윗왕실고개 (동물이동통로) - 6:51
무명봉 - 7:50~8:53 (아침식사)
백학산 (고도 615m) - 8:56~9:10
개머리재 (고도 240m) - 10:42지기재 (고도 270m) - 11:46
무명고개 - 12:10~12:40
신의터재 (고도 280m) - 1:30
대간 산행일과 중추절이 겹쳐 산행을 1주 연기하여 3주만에 대간길에 나선다.
이번 구간은 250~350m의 높은 대지에 형성된 산맥으로서
야트막한 산맥들로 해발 300m가 넘는 중화지구대라 한다.
중화지구대의 기온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기후로
이러한 환경이 과수농에 적합해 이지역에 과수원이 많다.
또한 이제까지의 대간길은 도와 도의 경계 및 군과 군의 경계를 넘나들었지만
이번 구간은 경북 상주시에 속하는 모동.모서.공성.내서면을 통과하게 된다.
산행거리가 24.47㎞에 달하지만 앞에 서술한 중화지구대의 특성으로
최고 높은 백학산이 615m정도로 비교적 수월한 산행으로 판단돼
3주동안 체력보강을 소홀히 한 상태에서 산행에 임하니
대간의 노여움을 받아 산행내내 고생하였다.
토요일 오전 모처의 체육대회를 방문하여 여러사람들이 주는 알콜을 받아 먹다보니
술이 머리꼭대기까지 가득찬 상태에서 귀가하여
잠깐 눈을 붙이고 합류지점으로 사모님과 출발하였다.
합류지점이 이번주부터는 죽전에서 궁내동 요금계산소(집에서 더욱 가까워짐)로 바뀌었다.
우리의 애마에 탑승하여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하며 지정석에 앉으니
우리의 애마가 37인승에서 47인승으로 둔갑되어있다.
큰재에 도착하니 2시 10분이다. 너무 이른 관계로 3시 출발을 예정으로 잠을 청해보나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을 잘수가 없어 산행준비를 한후 차량속에서 대기하다
3시에 재가 크다하여 큰재라 지어진 고개를 출발한다.
고개마루에는 민가한채(주인 박분례씨)와 97년 2월 28일 폐교된
백두대간상의 유일한 학교인 옥산초등학교 안성분교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잡초만 무성한 안성분교를 통과한후 관사뒤 잘 가꾸어진 무덤2기를 통과한후
능선에 올라 붙어 진행하면 이영로 목장의 진입로인 포장도로가 나온다.
여기서 대간길은 도로 건너편이 아니라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
목장 정문 앞에서 우측으로 진행하여 산길로 들어선다.
어두운 밤길에 목장옆을 여러님들이 진행하니 목장의 개들이 짖기시작한다.
우리는 대간이 좋아서 밤길을 걷지만 목장에 사시는 분들의 수면을 방해해서 죄스러운 기분이다.
이영도 목장을 통과하고 회룡재를 향하는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낮에 먹은 술로 몸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휴게실에서 급하게 먹은 우동이 탈이난 것이다.
명치끝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며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한발 내딛기도 힘들고 속은 계속 메스껍기만하다.
쪼그리고 앉아 토해 보지만 헛구역질만 나온다. 눈앞이 노래져 잠시 들어누워본다.
옆에서 대석이 형님과 동혁 아우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기 저기를 두들기고 누르며 혈을 통하게 하기 위해 애를 쓴다. 참으로 민망스럽다.
회룡재를 넘어 460m 고도에서
억지로 일어나 회룡재를 향하지만 온몸이 나른해지고 잠이 쏟아진다.
멀리서 교회의 찬송가 소리만 은은히 들린다.
회룡재를 통과하고 개터재로 향하는데 일행모두가 나 때문에 속도를 늦추고 진행한다.
탈출해야 일행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것 같아 개터재에서 탈출하기로 마음먹고
개터재에 도착하니 등반대장님도 걱정스러워 기다리고 계신다.
내가 중도에 포기하고 탈출하면 일행중 누군가 나를 따라서 포기 할것 같아
대장님에게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이를 악물고 진행한다
개터재를 지나 윗왕실 조금 못미친 463봉에 도착하기전
동쪽으로 해오름의 서막을 알리는 붉은색의 향연이 시작된다.
온통 잡목숲에 가려 시야 확보가 어렵다.
아픈것도 잊고 무의식적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본다.
겨우 463봉에 도착하여 여기 저기 해오름을 볼수 있는 전망좋은 자리를 찾지만
잡목 때문에 불가능하다.
나무에 올라 해오름을 몇장 카메라에 담고 한참동안 빛들의 잔치에 빠져든다.
대간 산행중 지리산 만복대 이후 처음 맞는 해오름을 뒤로 하고 윗왕실로 향한다.
머리는 아프고 다리는 후들거리지만 딛는 발바닥은 흡사 카펫위를 걷는것 같이 폭신하다.
아무생각없이 일행의 배낭만 보고 진행하다 보니 윗왕실터에 도착한다.
88고속도로의 지리산옆 동물이동 통로는 도로밑 수로개념으로 무용지물이지만
이곳의 동물이동 통로는 육교개념으로 나무와 풀이 적절히 있어
제 기능을 다할것 같다는 생각이다.
윗왕실에 도착하여 얼른 도로 밑으로 내려가
윗왕실 이동통로를 촬영한후 다시 능선으로 올라붙는다.
개터재에서 먹은 소화재가 몸상태를 많이 호전시킨것 같지만
아직도 일행을 쫓아가기가 여간 버겁지가 않다.
백학산 전봉에서 아침식사를 같이 하자는 무전이
477봉을 지나면서 대장님에게서 계속 날라온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지만 역부족으로 시간이 자꾸 지체된다.
윗왕실에서 1시간거리의 백학산을 헐떡거리며 오르다
두 번째 봉우리에서 대장님과 함께 기다리는 일행을 만나 아침식사를 한다.
날씨가 쌀쌀해져 집에서 준비해온 탕을 버너로 덮혀 식사를 하지만
몇 수저 뜨자 마자 배가 더부룩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간신히 몇수저 더뜨고 식사를 마친다.
갈길이 구만리인데 건정이 태산이다.
08 :54 무명봉에서 출발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출발하니 이내 백학산 정상이다.
백학산은 높낮이가 구분이 않되는 세 개의 봉우리로 되어있는데
세 번째 봉우리에 상주시청산악회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다.
이번구간의 유일한 정상석이다.
반가운 마음에 신혼여행지에서 사진 찍듯
순번을 정해가며 사진을 찍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린다.
백 학 산
하얀 학이
온 산을 뒤덮였다 하여
백학산이라 불렀으니
산은 참 아름답기도 하다만
견딜수 없는 손 시려움이
공복 함께 밀려 오누나.
앞을 섰다
뒤로 빠졋다.
약속된 시간 때문인가
쉬어간들 어떠려만
가슴으로 전해져오는
보일듯 보이잖는
사랑의 등산길 찾아 떠났네
오늘은 그저 가고 싶은이
내일다시 이곳을 찾겠노라는
어떤 기약조차 없다 한들..
- 이 용 주 -
백학산에서 10여분 내려오면 백두대간이 잘려나간 맞은편
개머리재 표지판이 있는곳으로 접어들어 지리한 능선을 내려오면
골풀이 무성한 농로 오른쪽으로 대간 마루금을 이어 진행하면
포장된지 얼마되지 않은 개머리재에 도착한다.
지도에는 비포장도로로 표시되어있는 개머리재를 지기재로
착각하고 무척 빠른 진행에 스스로 놀라 대장님께 무전으로 연락해보니
포장된지 얼마되지 않은 개머리재라 한다.
지기재로 착각한 개머리재옆 무덤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지기재로 향하는데 뱃속에 든것이 없어 더욱지치게 만든다.
50여분 진행하니 지기재의 포장도로가 보이면서 오른쪽 사과나무 과수원이 나타난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붉은 사과가 나를 유혹하지만
눈으로만 감상할뿐 만져보지도 먹어보지도 못하고
군침만 흘리며 지나가 지기재에 도착한다.
지기재 통과후 신의터재를 향하는데 내몸은 로봇이 된 기분이다.
두다리는 열심히 움직이는데 머리는 아직도 멍하다.
무명봉에 앉아 일행은 잠시의 휴식과 정상주를 즐기는데
감히 다가가지도 못하고 물만 들이키고 앉아있다.
먹은것이 없어 배는 고프고 기운이 없지만 감히 음식먹을 생각을 못하고
물만 연신 들이키다 보니 내물은 떨어지고 동혁 아우의 물까지 축내고 있다.
대간길의 물은 생명수인데 아낌없이 내어주는 동혁아우에게 감사할 뿐이다.
신의터재 내려 가기전 320m 고도에서
무명고개의 휴식으로 노랗게 변해가던 내얼굴도 정상혈색을 되찾고 신의터재를 향한다.
금은골 동내 못미쳐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면서 마을을 좌측에 두고 진행하는데
흑염소의 때깔이 그렇게 고울수가(흑심이 생겨서)없다.
금은골 뒷산을 통과한후 안숙밭골 논길을 통과하고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신의터재가 불쑥 눈앞에 나타난다.
이것으로 오늘의 고생은 끝이다.
앞으로는 아무리 고도가 완만하고 거리가 짧은 대간길이라 하더라도
겸손하게 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체력단련을 열심히 해야겠다.
내 지친몸을 옆에서 격려하며 끝까지 산행을 도와준 동료들에게
다시한번 이글을 빌어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어느 인디언 추장의 충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아침 햇빛에 감사하라.
당신이 가진 생명과 힘에 대해
당신이 먹는 음식
생활의 즐거움에 대해 감사하라.
만일 당신이
감사해야 할 아무런 이유를 알지못했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신 잘못이다.
-태굼세 (쇼나족 인디언)
함께 산행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글을 한국의 산하에 먼저 올려 주신 삿갓 한 문규님 에게도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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