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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크랩] 불기2558년(2014)부처님오신날 법어, 봉축사, 발원문
    불교 2014. 5. 6. 13:54

     

     

     

     

     

    법 어

     

    마야부인 태중에서 나와 일곱 걸음을 걸음이여,

    자비스러운 광명(慈光)이 천하에 가득함이요,

    한 손은 하늘을 가리키고 또 한 손은 땅을 가리킴이여,

    전체가 드러남이로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오직 나만이 홀로 높음이라(天上天下 唯我獨尊)”하시니,

    과연 홀로 높고 홀로 귀함이라.

    비록 그러하나, 다리 아래를 보소서(看脚下).

     

    사부대중이여,

    다 같이 집집마다 거리마다 마음마다 축복의 등, 나눔의 등, 통일의 등을 환하게 밝혀 부처님께서 오심을 봉축합시다.

     

    부처님오신날은 기쁜 날입니다.

    어둠의 무명이 가득한 사바세계에 영원한 상서로운 빛이 처음 깃든 날입니다.

     

    부처님오신날은 성스러운 날입니다.

    진리의 세계, 적멸의 세계에서 만 중생에게 영원한 자유와 위없는 행복의 바른 길을 밝혀주기 위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중생의 몸을 나투어 이 땅에 출현하신 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성불하시어 생사가 없으셨건만, 어찌하여 굳이 중생의 옷을 입고 생사를 보이시고 성불의 길을 다시금 걸으셨겠습니까?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부처님들도 중생의 몸을 의지해, 바른 신심으로 생사해탈(生死解脫)의 길을 증득하는 것임을 알려주기 위함입니다.

     

    왕자로 태어나 출가하신 것은,

    세상사 어떠한 부귀공명이라 할지라도 한낱 물거품이요, 아침이슬과 같으니, 생노병사를 요달하여 자기사(自己事)를 찾는 것보다 값진 것이 없음을 보이신 것입니다.

     

    온갖 고행과 선정(禪定)을 초월하여 대도(大道)를 이루신 것은,

    진리의 대도는 근기에 따른 방편이 따로 있지 아니하여서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여래의 국토에 이르는 것임을 증명해 보이신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한 걸음도 옮기지 않고 여래의 국토에 이르겠습니까?

    바로 참선수행법이니, 일상생활가운데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던고?”

    하고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아주 간절한 의심으로 화두를 챙기되, 하루에도 천번 만번 챙기어 화두의심 한 생각이 끊어지지 않게끔 정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흐르는 물과 같이 간절한 화두의심 한 생각이 흘러가다보면 문득 사물을 보는 것도 잊어버리고 소리를 듣는 것도 잊어버려서 한 달이고 일년이고 흘러가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사물을 보는 찰나에 소리를 듣는 찰나에 화두가 박살이 남과 동시에 참나를 깨달아 영원한 안락정토에 이르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여,

    요즘 세상에 교훈삼아야 할 가르침이 있으니,

    “一人傳虛<일인전허>에 萬人傳實<만인전실>”입니다.

    한 사람이 거짓된 말을 전하면 수많은 사람이 이를 사실처럼 전하게 된다는 가르침이니, 한 마디의 말을 듣고 전하는 데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해서 세상을 맑혀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다 같이 진심어린 마음으로 애도합시다.

    진도 앞바다에서 우리의 가족이요, 나의 한 몸과 같은 많은 어린 생명들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인해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다 같이 극락왕생 발원의 등과 슬픔을 함께하는 애도의 등을 밝혀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기원하여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금일 부처님오심을 봉축함과 더불어 세월호 참사에 따른 모든 희생자분들이 영원한 진리의 낙을 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산승도 진리의 등불을 하나씩 선사하고자 하오니, 모든 영혼들께서는 이 등불을 가지고 극락세계에 왕생하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더불어 이 진리의 등불을 모든 인류에게 선사하오니 잘 간직하소서.

     

    一把柳條收不得<일파유조수부득>하여

    和風搭在玉欄干<화풍탑재옥난간>이로다

     

    한 주먹의 버들가지 잡아 얻지 못하여

    봄바람에 옥난간 벽에다 걸어 둠이로다.

     

    불기 2558(2014)년 부처님오신날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진제

     

     

     

     

     

     

     

     

     

     

     

    봉 축 사

     

    내 이웃의 아픔이 곧 내 아픔 입니다

     

    존경하는 불자와 국민여러분!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지혜와 복덕을 다 갖추고 있음을 부처님께서 선언하신 날입니다. 모든 생명의 대자유와 대열반을 선언한 날입니다.

     

    부처님 오심으로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았습니다. 한 뿌리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웃의 아픔은 곧 내 아픔이고, 내가 평화롭기 위해서는 이웃을 평화롭게 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존중 받기 위해서는 남을 먼저 존중해야 하고, 내 가족이 보호 받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남의 울타리가 되어야 합니다. 아픔을 나누면 가벼워지고 행복을 나누면 두 배가 됩니다. 내 얼굴인 이웃의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합니다. 어떤 큰 아픔도 이겨내도록 이웃의 손을 함께 잡아 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부러워 할 만큼 짧은 시간에 부와 번영을 만들어냈습니다. 가장 부지런하고 가장 성실한 국민들 덕분입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일하고 쉼 없이 달려 왔습니다. 전쟁의 폐허를 딛고 부강한 나라를 세웠으며, 이제는 문화적으로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물질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돈이나 명예가 없으면 한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도 지키기 어려운 사회가 되었습니다. 물질이나 권력 앞에 생명의 가치는 땅에 떨어진 사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윗 사람과 아랫사람이 소통하기 쉬운 나라, 이웃과 이웃이 소통하기 쉬운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의견과 사상이 서로 다르더라도 잘 살고자 하는 다양성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 나아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어른을 공경하는 나라, 모든 아이들이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키우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불자와 국민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깊은 슬픔과 고통에 빠져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입니다.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 지혜와 힘을 모아 안전한 사회, 상식과 양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그 맨 앞에 사회 각계 지도자들의 헌신과 봉사가 우선할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종교인으로서 그 길에 함께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더불어 갑작스러운 여객선 사고로 길을 잃은 희생자들이 밝은 빛을 향하여 나아 가시기를 기원합니다. 소중한 아이들을 잃은 가족 분들의 아픔을 함께하면서 더디더라도 기운을 내시고 슬픔을 이겨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바람과 햇볕이 원만하고 만물이 소생하는 오늘,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온 세상에 가득하기를 축원합니다.

     

    불기 2558(2014)년 부처님오신날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

     

     

     

     

     

     

     

     

    발 원 문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신 부처님께

    두 손 모아 간절히 발원하옵니다.

     

    내 아픔의 크기는 산과 같으나

    내 이웃의 고통과 어려움은 외면하며 살아왔습니다.

    지구촌 어디선가 굶주림과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린 영혼이 생명의 끝자락에서 아파하고 있는 것도

    서로 삶이 다른 것으로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2,600여년 전 모든 이들에게 자유와 평화를 주기위해 나투었듯이,

    오늘 저희 불제자들은 지난 삶의 허물을 참회하고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자 서원하오니 섭수하여 주시옵소서.

     

    나와 더불어 존재하는 만물 만생명의 은혜를 생각하며 살겠습니다.

    속도와 경쟁의 숨가쁜 삶속에서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항상 갖겠습니다.

    이웃의 아픔, 우리사회 고착화된 갈등,

    남과 북의 다툼이 해소될 수 있는 작은 밑거름이 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여객선 세월호 사건으로 모두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이때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저희 불자들이 앞장서겠습니다.

    나누고 봉사하는 불자가 되어

    모든 이들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해 나갈 것을 서원합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출처 : 조계사포교사전법팀
    글쓴이 : 서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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